연기

안톤체홉 <갈매기>

myinfo6148 2024. 10. 25. 18:35

안톤 체홉의 대표적인 희곡 갈매기 는 극적인 심리적 묘사를 통해 인간 관계의 갈등과 예술에 대한 열망을 묘사하며 그의 사실주의적 스타일을 잘 보여줍니다. 작품은 러시아 시골의 호숫가 저택을 배경으로 사랑과 예술의 열정 속에 얽힌 인물들이 자신의 삶에 대한 갈망과 실망을 경험하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안톤체홉 <갈매기>


주제
갈매기 의 주제는 사랑, 실패, 그리고 예술의 본질에 대한 질문으로 가득합니다.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목표를 향해 애쓰지만 대부분의 관계는 갈등과 좌절로 귀결됩니다. 예술과 현실 사이의 간극과 이를 둘러싼 인물들의 고뇌를 다루며 체홉은 인간의 나약함과 꿈의 부서짐을 사실적으로 묘사했습니다.


등장인물
- 니나 자레치나야: 젊고 열정적인 여배우로, 자유와 예술을 추구하며 트레플레프와 복잡한 관계를 형성합니다.
- 뜨레플레프: 젊은 극작가로, 어머니에게 인정받기 위해 예술적 성공을 갈망하지만, 창작에 대한 고뇌로 번번이 실패를 겪습니다.
- 이리나 아르카디나: 유명 여배우이자 트레플레프의 어머니로, 냉소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성격을 가진 인물입니다.
- 트리고린: 유명 소설가로, 예술적 야망보다는 실질적 성공을 중시하는 현실적인 인물입니다.



줄거리
연극은 트레플레프가 연출한 새로운 연극으로 시작되며 니나가 이를 위해 호숫가 저택에 머물게 됩니다. 트레플레프는 새로운 예술 형태를 시도하려 하지만 어머니 아르카디나의 냉담한 반응에 좌절합니다. 한편, 니나는 트레플레프에게서 멀어져 트리고린에게 끌리며 예술에 대한 이상을 현실과 부딪히게 됩니다. 결말에서 트레플레프는 더 이상 니나를 기다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절망 속에서 자살을 시도합니다.


작품 이외에 영향을 주었던 요소
갈매기는 19세기 러시아 사회의 계층 변화와 경제적 혼란 속에서 등장한 작품으로 당대 러시아의 사회적 전환기와 몰락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체홉은 인간의 복잡한 내면과 사회적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관객이 등장인물들의 심리에 깊이 공감하도록 했습니다.


니나와 뜨레플레프의 유명 독백 대사

니나

내가 걸었었던 땅 위에 입을 맞추다니, 그런 말을 어떻게 하세요? 당신은 날 죽여도 시원치 않을 텐데요. 지쳤어요. 쉴 수만 있다면, 쉴 수만 있다면. 나는 갈매기죠. 아니, 그게 아냐. 난 배우야. 그래. (옆방의 뜨리고린과 아르카지나의 웃음소리를 듣는다. 문으로 뛰어나가서 열쇠구멍으로 들여다본다) 그 사람도 있군요. 괜찮아요. 그 사람은 연극을 믿지 않아. 그 사람은 내 꿈을 비웃었어. 얼마 안 가서 나도 연극에 대한 믿음이 없어질 테지. 난 넋이 나가버렸고 사랑과 질투, 그리고 애기에 대한 걱정으로 항상 불안에 떨었죠. 평범하고 옹졸한 인간이 되어버리면서 연기도 형편없어졌구요. 나는 무대 위에 제대로 서 있을 수도 없었고 목소리도 내 마음대로 나와 주질 않았어요. 난 내 손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게 되어 버렸어요. 당신은 연기를 하면서 '이건 아닌데!' 자기가 하는 연기가 형편없다는 걸 알 때의 배우의 심정이 어떻다는 걸 짐작도 할 수 없을 거예요. 난 갈매기예요. 아냐, 그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었는데, 갈매기를 쏜 적이 있죠, 기억나요? 한 남자가 지나가다 갈매기를 봤다. 그는 장난삼아 그 갈매기를 죽였다. 단편소설 감이죠. 아냐, 그게 아냐. 무슨 얘기를 했었죠? 내 연기에 대해서?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이젠 진짜 배우예요. 그 사실을 즐기구요. 거기에 빠져 있는 걸요. 전 무대 위에 서면 취해요. 거기서는 나 자신이 아름답게 느껴져요. 여기 고향에 온 날부터 걸었어요. 걸으면서 생각했어요. 그리고 내 마음과 영혼이 매일매일 강해져가고 있는 걸 느꼈어요. 이제 알 것 같아요 꼬스차, 작가든 배우든 간에 우리 일에는 내가 꿈꾸었던 어떤 것들도, 명예나 성공도 문제가 되는 게 아니고 어떻게 견디느냐, 어떻게 자기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믿음을 갖고 버티느냐를 알아야 해요. 이제는 믿음이 생겼어요. 그리고 더 이상 고통스럽지도 않아. 이젠 갈게요, 안녕. 내가 위대한 배우가 되면 꼭 와서 봐야 해요. 약속하죠? 지금은... 늦었어. 서 있지를 못하겠어요, 어지러워. 무얼 먹어야 할까 봐요. 아니, 괜찮아요, 필요없어요. 밖에 마차가 기다리고 있는 걸요. 배웅 나오지 마세요. 내가 혼자 갈게요. 그 여자가 그 사람을 데려왔군요, 그렇죠? 뭐 관계없어요. 뜨리고린을 보면 아무 얘기 마세요. 그이를 사랑해요. 옛날보다 더 열렬히 그이를 사랑해. 정열적으로, 절망적으로 그 이를 사랑해요. 단편소설 감으로 좋은 소재야, 그지? 꼬스차, 옛날엔 모든 게 아름다웠어. 기억나? 우리의 인생은 순수하고 즐겁고 따뜻했어? 우리의 감정은 향기롭고 섬세한 꽃 같았잖아, 기억나?
 

 

뜨레플레프

(조그만 꽃의 화판을 문지르면서)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웃는다.) 자 보세요. 어머니는 저도 사랑하지 않아요. 말할 필요조차 없어요! 어머니는 살고 싶은 거예요. 내 나이 벌써스물다섯이니 나라는 존재는 어머니로 하여금 자신은 이제 젊지 않다는 의식을 불러 일으켜 주고 있어요. 내가 없을 때 어머니의 나이는 서른 두 살이지만 내가 곁에 있으면 마흔 셋이 되고 맙니다. 그러므로 어머니는 나를 미워하는 거예요. 그리고 어머니는 내가 극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어머니는 극장을 사랑해요. 그리고 그것으로 해 서 자신이 인류와 신성한 예술에 대해서 봉사하고 있듯이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렇지만 내 견해에 의하면 지금의 극장이란 관습에 얽매어 있고 편견이 심해요. 막이 올라가고 저녁놀 같은 조명이 비치는, 3면이 벽으로 에워싸인 실내에서 그들 위대한 천재들, 신선한 예술의 사도들께서 인간이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걷고 양복을 입고 있는 모습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평범한 장면이나 대사 가운데서 하잘 것 없고 범상하고 일상생활에서만 필요한 정도의 도덕을 끄집어 내려해요. 그렇지만 수천 개의 바리에이션도 제게 끼치는 것으로 말하면, 언제나 같은 거예요. 언제나 똑같은 에펠탑에서 도망간 것 같이 저도 자꾸만 피하고 싶어져요.


위대사 이외에도 심리적 갈등을 드러낸 대사들이 많습니다. 만약 이 독백대사로 흥미가 생긴다면 한번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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